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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보

보호무역주의와 스무트-홀리 관세법, 미국 관세 전쟁의 전망

by 정보창고지기에요 202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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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이 불러온 역사적 사례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면서 1930년대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미국 공화당 소속 윌리스 홀리(Willis Hawley) 하원의원과 리드 스무트(Reed Smoot) 상원의원이 주도해 제정한 법으로, 당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1929년 대공황과 맞물려 보호무역주의의 부작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됩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과 대공황의 관계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대공황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해석입니다. 실제로 대공황의 시발점은 1929년 10월 발생한 ‘검은 화요일(Black Tuesday)’ 주가 대폭락 사건입니다. 물론, 당시 스무트-홀리 법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 대폭락의 주요 원인은 과열된 금융 시장과 신용 거품 붕괴였으며, 보호무역 정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적습니다.

 

또한, 법안이 시행된 후 미국 경제에 미친 영향도 제한적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이미 높은 수준의 보호무역 정책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19세기 후반부터 평균 관세율이 40%를 상회했습니다. 스무트-홀리 법안으로 일부 품목의 관세율이 상승하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6%포인트 정도 증가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심화되면서 실질 관세율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사실입니다.

 

 

 

 

보호무역이 초래한 글로벌 무역 전쟁

스무트-홀리 관세법이 가져온 가장 큰 문제는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갈등이었습니다.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여러 국가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이 촉발되었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미국산 농산물과 철강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무역이 급감했습니다.

 

이로 인해 1929년부터 1932년 사이 세계 무역량이 약 26% 감소했고, 미국의 수출입 규모도 70%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경제학자 제이콥 매드센(Jakob Madsen)의 연구에 따르면, 이 중 절반은 스무트-홀리 관세가 촉발한 보호무역 조치 때문이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보호무역주의의 장기적 영향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단순히 당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라,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30년대 후반까지도 주요 국가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 장벽을 높였으며, 영국은 과거 식민지 국가들과 관세 동맹을 맺고 배타적인 무역 정책을 펼쳤습니다. 독일 역시 동유럽 국가들과 특혜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역외 국가들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었고, 국제 교역의 흐름이 위축되었습니다.

 

한편, 미국과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던 중남미 국가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특히, 쿠바는 스무트-홀리 법안으로 인해 설탕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제 위기가 발생했고, 이는 1933년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반미 정서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대 보호무역주의와 그 시사점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추진했던 보호무역 정책도 스무트-홀리 관세법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산 제품에도 10%의 관세를 적용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 내 제조업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국제 무역 질서를 흔들고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보호무역이 일시적으로 국내 산업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역 파트너들의 보복 조치로 인해 오히려 경제적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마무리

역사는 반복됩니다. 1930년대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현재의 무역 정책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점점 더 상호 의존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보호무역주의는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역 위축과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탈퇴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대신해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가 출범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일환입니다. 유럽연합(EU) 역시 일본, 멕시코, 호주 등과 자유무역협정을 강화하며 미국 중심의 무역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보호무역주의가 아닌 개방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경제 정책이 장기적인 번영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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